-교사의 생기부 기록으로 학종 당락 결정돼
-좋은 생기부, '성취기준+탁월성 키워드+근거 사례' 드러나야
교사의 생기부 기록으로 학종 당락 결정돼
학생부종합전형은 대학 입학사정관이 생기부 기록을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그런데 학종 평가의 바탕이 되는 생기부 기록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은 고교 선생님이다.
결국 선생님이 기재한 생기부 기록에 의해 학종 당락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선생님과 학생 모두가 명확히 인식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선생님의 책임이 그만큼 막중한 것이다.
선생님이 학생을 평가할 때는 구술 평가, 서술형 평가, 논술형 평가, 산출물 평가, 포트폴리오 평가, 관찰 평가, 컴퓨터 기반 평가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문제는 평가 방법은 이처럼 다양하지만 학생에 대한 평가는 서로 엇비슷하게 기록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수업 차시별 학습목표(성취기준)를 이 학생 저 학생에게 ‘복붙’해 써넣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과목별 세특을 생기부에 기록할 때 지침이 되는 것이 있다. 바로 교과서 단원 길잡이 부분에 제시돼 있는 ‘학습목표’이다.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수업에서 반드시 익혀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려주는 중요한 항목이다.
학습목표를 다른 말로 ‘성취기준’이라고도 한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학습목표가 학생의 성취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선생님 중에는 어느 정도 기록을 해주고 싶은 학생에게 성취기준 문구를 거의 그대로 가져와 생기부에 기록하는 경우도 많다. 학생들의 생기부 기록이 엇비슷한 것은 대부분 이런 이유이다.
다음 표를 보자. 언어와 매체 과목 ‘서평 쓰기’ 수행평가의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생기부 기록에 대한 고민이 없는 선생님이라면 성취수준이 중상 이상인 학생에게 ①의 내용을 그대로 써줄 것이다. 성취수준이 상급인 학생에게는 ②의 내용을 그대로 써줄 것이다. ②에는 성취기준에 ‘체계적’, ‘독창적’이라는 탁월성 키워드가 추가돼 있다.
③과 ④는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므로, 성취수준이 낮은 학생일지라도 ③과 ④처럼 써주는 경우는 별로 없다. 보통은 성취기준에 들어 있는 탁월성 키워드를 빼고 ‘매체에서 수집한 정보를 조직하여 글을 쓰는 활동을 하였다.’ 식으로 써준다.
■ 언어와 매체 ‘서평 쓰기’ 수행평가의 성취기준과 성취수준
*자료 출처=교육부
좋은 생기부, '성취기준+탁월성 키워드+근거 사례' 드러나야
하지만 생기부를 통해 학생의 역량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하려면 이 수준에서 머물러선 안되고 기록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방법은 앞 장에서 이미 설명했다. 탁월성 키워드와 근거 사례를 적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비슷비슷한 생기부에서 벗어나 학생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는 좋은 생기부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생기부를 기록할 때는 교과서의 학습목표(성취기준)를 참고하되 학생의 개별적 역량이 잘 나타나도록 문장 안에 탁월성 키워드를 추가해 써 주고, 거기에 그 키워드의 근거가 되는 사례를 풍부하게 구체적으로 기록해 주는 것이 좋다.
다음 예를 보자. 수학 시간에 ‘명제 사이의 관계’를 배우는 수업을 했다. 이날 수업의 학습목표는 ‘명제의 역과 대우를 이해할 수 있다.’와 ‘충분조건과 필요조건을 이해할 수 있다.’이다. 학생이 수업을 통해 두 목표를 모두 충족했다면 생기부에 그대로 기록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학습목표는 수업 중 반드시 도달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우수한 학생이라면 학습목표를 기본으로 그 이상의 탁월성을 보여주는 수업활동을 하고, 그것이 생기부에 기록되도록 해야 한다.
서울대 지원자의 생기부에 ‘명제의 역과 대우를 이해했다’, ‘충분조건과 필요조건을 이해하고 구별할 수 있게 됐다’라고만 쓰여 있다면 어떨까? 학생의 학업역량이 평가 절하될 것이다. 수업 활동 모습에서 탁월성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수한 학생의 생기부 기록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①이 성취기준(학습목표)이고 ②가 학생의 탁월성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이다. ③은 학생의 탁월성에 대한 선생님의 평가이다. 이처럼 삼박자를 모두 갖춘 기록이 학생의 탁월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기록이다.
단 ‘~~~라는’ 부분에 들어가는 실제 사례가 탁월성 키워드에 못 미치는 활동일 경우, 대학은 학생의 탁월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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